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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tterobang을 단 First Penguin

Intterobang을 단 First Penguin




어서도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지난 날, 철없던 시절 필자가 매일 밤 하던 기도다. 늙어서 까지 내일을 희망할 수 있으며,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지난날 나는 바라고 바랐다. 하지만 입시전쟁을 치르고, 대학에 들어오고 군대를 다녀오고, 이젠 앞으로 닥칠 취업전쟁을 준비하며 돌이켜본 이 기도는 철부지의 세상물정 모르는 헛된 바람으로 보였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번 장학생을 지원하며 읽은 이어령 선생의『젊음의 탄생』은 잠시 동안 잊고 지냈던 내 20대의 젊음을 다시금 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령 선생의 글은 지난날 고등학교 언어시간에 실리는 토막글로 자주 접하며 친근하던 터였다. 글을 읽을 때 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그렇게 두루 섭렵한 지식들을 단순한 나열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상징을 통해 엮어가는 이야기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이번 저서에도 그런 놀라움은 물론이거니와, 무겁지 않으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화두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가셨다. 특히나 ‘내 나이 스물다섯’이라는 감각적 퀄리어( Sensory qualia )에 집착하게 되는 요즘 한 모금 청량음료 같은 시원함을 내게 주셨다. 그분이 전해주신 그 청량음료같은 시원함은 프롤로그의 코끝 찡해오는 공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요즘은 신문 보기가 두려웠다. 양껏 순화한 말로 시기와 질투지 신문지면의 섹션들은 늘 싸움과 낭비적 소모의 더러움으로 가득할 뿐이었다. 이렇게 상처받았던 마음을 이어령 선생이 전해주시는 젊음의 응원이 그동안 작아지기만 했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시작되는 강의의 한구절 한구절을 곱씹으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 +□ = ⌬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가끔 접해왔던 그림들을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가령 토끼-오리의 그림이라든지 지식의 피라미드, 빈칸채우기 같은 그림들은 우리의 심리 또는 사고와 관련된 글에서 자주 접해오던 그림들이다. 하지만 늘 지금껏 익히 알아오던 해석이 아리나라 ‘연필’이라는 그리 특별하지 않으며 평범한 사물을 통하여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셨다. 네모난 연필과 둥근 연필 사이에서 태어난 육각형의 연필이야기는 ‘나나’의 선택(양자택일적 선택)에서 벗어나 ‘도도’의 선택의 창조성을 이야기 하였다. 지금 우리에게 네모난 연필과 둥근 연필이 주어진다면 그 둘의 장단점을 논하며 갑론을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각진 연필의 구르지 않는 장점과 잡기편한 둥근 연필의 장점을 고루 살려 창조적 산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대립항에만 빠진 나머지 육각연필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비트겐슈타인의 오리-토끼그림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어진 객관적 단일 그림에도 불구하고 보는 관점에 따라 어떤 이는 토끼로 볼 수도, 또 어떤 이는 오리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리’도 되고 ‘토끼’도 되는 그림 그 자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본질과는 무관하게 비생산적인 논쟁만이 난무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는 초·중·고 12년의 교육과정 속에서 정해진 정답만 관심을 가져왔다. 물론 어려웠던 지난 시절 배를 곯지 않기 위해 빠른 경제성장이 필요했고, 압축성장의 과정 속에서 정답 아닌 다른 대안들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곧 정답 아닌 다른 대안들에 대해서는 포비아적 비판과 비난만이 따르게 되었고, 누구 하나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창조적 대안을 제시 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말았다. 사회에서는 ‘다른 것’에 대한 관용이 사라져 버렸고, 모두가 안정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이끌려 새로운 시도를 기피했다. 이리 저리 부딪히고 깨지며 세상에 덤벼야할 ‘젊음’조차 안정에 물들어 갔다. ‘젊어서의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 던 옛말이 무색할 만큼, 지금 우리 또래들은 고생을 싫어하면서 돈많이 주는 직장, 안정적 직장만 찾아 헤매고 있다. 안정이란 정적상태로, 겉으로는 무난하며 평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체를 의미한다. 특히나 젊은 우리 청춘들에게 ‘안정’이란 단순한 정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제한적이고 정체된 자신의 존재를 가지고 한평생 살아가야한다. 고인물이 썩기 마련이듯, 정체된 자신의 존재도 서서히 피폐해져 간다. 그래서 젊음에 있어 안정이란 ‘득이 없음’이 아니라 ‘독이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고인물을 퍼내고 계속 새로운 물을 공급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늘 새롭게 생각하고 혁신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 + ! = ‽

자고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만큼 행동하기 때문에, 늘 물음표‘?’를 붙이며 궁구하고 ‘!’를 붙여 느끼며 그것을 토대로 행동하고 변화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 되었듯 그런 궁구와 체험들을 아무 대가 없이 행할 수 있는 것이 대학이며 또 우리나이의 젊음일 것이다. Yes 와 No의 선택으로 인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우며, May be의 ‘우유성 偶有性’이 용서되는 우리의 젊음이야 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일 것이다. 방황을 해도 괜찮다. 진리를 찾기 위해 헤매고 찾으며 방향을 못 잡으며 고민하는 그 자체가 우리의 특권인 것이다. 그런 방황에는 당연히 궁극적 목표 성취 또는 성공이 결핍되어있다. 실패 또한 무수하다. 그런데도 그런 작은 실패들 때문에 젊음을 포기하거나 심지어 삶을 포기하는 친구들을 본다면 안타깝기만 하다. 그들은 그저 허공의 뜬구름만 휘저으며 ‘왜 난 안될까?’라며 늘 자책하고 자신을 깎아내린다. 개미가 먹이를 찾아 방황하다 먹이를 찾으면 바로 집으로 향하듯, 우리의 방황도 목표에 다다르기 위한 한 과정일 것이다. 이런 방황을 목표를 향한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단순히 실패의 현상 그 자체로만 받아들여 동요한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이런 실패란 인생의 노이즈도 반전시키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될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오히려 그 우리의 삶 일부로 끌어들임으로써 예상치 않았던 효과가 생기고 발전을 꾀 할 수도 있다.

결핍은 창조를 낳고...

일곱 번째 카드에서도 말하고 있다. ‘결핍은 필요를 낳고, 필요는 목표를 낳고, 목표는 노력을 낳고, 노력은 창조를 낳는다!’라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창조적 목표는 그냥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당연시 하는 것, 이미 해답이 나온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혹자는 그런 시도에 대해 ‘되지도 않는 이야기’ 라며 핀잔을 줄지도 모른다. 혹자는 무시하고 비난 할 수 도 있다. 하늘이 움직이는 패러다임속의 갈릴레오는 ‘지구가 돈다’라며 주장했다가 재판을 받았다. 바람을 에너지화 하자던 베스타스(Vestas)는 당시에 주위로부터 비웃음을 샀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 회사가 되어되었다. 주위의 시선과 우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독창적 창조물은 탄생하지 않는다. 절대적 고독을 넘어설 각오 없이는 독창성을 키워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오로지 자신의 직관에 따라 세상으로 뛰어 들자!

Intterobang마크를 단 First Penguin

이어령 선생이 말씀하시고자 했던 ‘젊음’은 그냥 때가되면 왔다 가는 시간 속의 젊음이 아니라, 생산적 사고를 할 수 있음을 ‘젊음’ 이라 말하고 있다. 그저 가방만 둘러매고 다니며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다 해서 젊은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궁구하고 고민하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젊음이라 말하고 있다. 이어령 선생은 ‘나이는 20대지만 틀에 박힌 생각들로 좀 더 편한 직장, 좀 더 안정적인 자리만 찾아다니는 20대가 젊다고 말 할 수 있는가?’ ‘어떤 소재건 이렇게 기발한 해석을 내놓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가는 일흔의 작가 앞에서 젊다고 당당히 외칠 수 있는가?’ 라며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듯도 하였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는 ‘젊음’으로 가득 차 있는가? ‘젊음’으로써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우리는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안정이라는 중력을 거슬러 날 수 있겠는가? 머뭇거리고 있는 무리 가운데, 불확실한 바다에 먼저 뛰어들 수 있는 최초의 펭귄이 되자! 불확실하지만 일단 무언가 저질러 보자! 수없는 Intterobang의 끝에 마침표를 찍어보자! 끝없이 회의하다가도 순간적인 직관이나 느낌으로 판단하고 삶 속으로 뛰어들자! 젊음이 준, 여의도 그네들과는 다른 ‘면책 특권’을 마음껏 누려보자!